'라수팬픽'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09/18 삼류 작가와 그 괴짜 이웃의 로맨스 (2)
 









삼류 작가와 그 괴짜 이웃의 로맨스

w.케빈아가야













글이.. 써지지 않는다.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은 많다. 그러나 그 나의 상념들은 결코 쉽사리 글로 표현이 되지 못한다. 이건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다. 나 같이 알아주지 못하는 글쟁이가 글을 써야 어느정도 입지도 굳혀보고 돈도 벌 것을. 정말이지. 영감이라는 것이 사라져 버렸다거나, 혹은 빼앗긴 것만 같다. 혹은 내 자신이 너무 끈기가 없어졌다거나. 길게 써야만 할 것 같은 압박감에 사로 잡혀서 그러는 것 일수도 있고 혹은, 내가 어떻게 하면 다양한 단어와 표현을 사용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당혹감? 방황을 하고 있다.








오랜만에 글이라는 걸 써보겠다고 이렇게 앉아서 선물 받은 공책에 주욱- 써보고 있다. 생각나는 대로. 뭔가 차분해야 글이 나올 것 같아 습관적으로 틀어 놓았던 시끄럽기만한 라디오를 껐다. 으레 그렇듯 8시의 라디오는 시끌벅적하기 마련이니까. 그것은 나의 글쓰기, 라는 것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왜냐하면 나름대로 무게를 잡으려, 진지해지려는 내 마음이 다시 가벼워져서, 멍한 상태로 마치 유체이탈이라도 한 듯 넑 놓고 헤실 댈 것이 눈에 선하니까.








무료했다. 책을 아무리 본다 한들 눈에 들어올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샤프가- 혹은 펜이 잡히는 것도 아니었다. 아, 간간히 그림이라는 걸 그려보겠답시고 샤프와 지우개를 들고, 종이와 씨름을 한 적은 있다. 결과? 뻔하지. 나의 참패. 내게 뮤즈(Muse)가 떠나버린 것 일까. 정말 어느 노래 가사처럼 마음에 눈물이 흘러 넘친다. 글이 너무 쓰고 싶었어. 그게 뜻대로 되지 않으니 안타까울 뿐. 어린아이 마냥 무기력하게 발버둥을 칠 따름이다. 이런 무능력하고도 나약한 영혼 같으니.








.... 역시나 사고회로 정지. 나란 인간은 이렇게 재주가 없는 모양이었다. 뭘 쓰면 좋을까, 하고 멈춰버렸으니. 유연함이 없는 굳어버린 뇌 탓이려나. 글쟁이 짓, 접을까. 그럼 무얼 하며 먹고 살까. 그, 괴짜의 말 마따나 그 괴짜의 아내라도 되어볼까. 적어도 당분간은 먹고 살텐데. 내가 미친 건지도 모른다. 그 괴짜의 아내가 되어도 괜찮겠다니. 내 자신이 주민 등록 번호의 뒷자리가 숫자 '1'로 시작하며, 군 복무까지도 1급으로 당당히 현역으로 마친 어엿한 대한의 건아 이건만. 마침 말이 나왔으니 그 괴짜에 대해 얘기해 볼까나.








그 괴짜는 나의 이웃 사촌으로 딱 봐도 어딘가 묘한 구석이 있었다. 일단 드레스 코드 자체가 그런 것도 있다만. 우연히 차를 같이 마시게 되었을 때 알게된 그의 식성, 혹은 기호가 참으로 많이 독특했다. 그 괴짜는 밤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곤 집을 나선다. 그리고는 아침에 돌아온다. 항상 뭔가 묘한 느낌을 풍기며. 내가 이렇게 그 괴짜의 일과를 알고 있다해서 전혀 관심 있는 게 아니다. 그 괴짜는 늘 우리 아파트 동의 잡담과 수다 소재 1위니까. 그는 거의 얼굴을 마스크로 가리고 다니는데, 사람들이 자신에게 반하기만 해버리면 곤란해져서 안된다는 그런 말도 안되고 어이 없는 이유 탓이었다. 하긴, 그와 차를 마셨던 기억도 더듬어 보면 얼굴이 자세히 떠오르지 않는다. 그 만큼 묘한 남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수 없는 두 눈만을 드러 내놓고 있을 뿐이다.








그 괴짜가 일터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는지, 아침의 엘러베이터 앞에서 마주쳤다. 나는 마침 쓰레기를 버리고 오는 길이었으니. 그 날이 분리수거 일이었으니까. 빈 분리수거 용 상자를 허술하게 한 손으로 쥐고 엘러베이터 앞에서 그 것이 내려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내 등 뒤로 불쑥 나타난 것이다.






"좋은 밤이네요."




".. 아침이겠죠."




"나에게는 지금은 밤이니까."




"어련하시겠어요."




"앙칼지기는. 물론 그게 매력이지만요."




"... 장난치지 말아요."




"으- 아기 호랑이 같아요. 손 이렇게 움츠리고 '어흥' 한 번 해봐요."




"그런 걸 제가 왜 해요?!"




"그럼 갸르릉- 한다거나?"




"재미 없어요."




"나도 딱히 재밌으라고 하는 건 아닌데요. 아기 호랑이님?"




"일하고 오셔서 지치신 줄 알았는데 기운이 남아 도시나 보죠."




"뭐.. 그런가요?"








그 괴짜는 늘 내게 아기 호랑이 같다며 이상한 행동을 요구한다. 어울릴 것 같다나. 그런 말도 안 되는 게 어딨냔 말이지. 호랑이면 호랑이지 그 앞에 '아기', 가 붙는 건 또 뭐고 하여간 이상한 사람..아침부터 이 괴짜와 씨름하려니 지친다. 제발 귀찮게 굴지 말아줘..






"아, 그나저나 아직도 그거 생각 안 해봤어요?"




".. 그거라뇨. 뭘요?"




"에에이- 아시면서-"




"다 큰 남자가 몸 비비 꼬면서 징그럽게 굴지 말아요. 뭔데요?"




".. 쑥스러우니까 그런거죠- 있잖아요, 내 아내가 되는 거."




"... 생각하고 자시고 말이 안 되는 거죠."




"어째서죠?"




"어째서라뇨.. 일단 제일 큰 문제는 우리 둘 다 남자라는 거죠."




"근데요?"




".. 근데라뇨!! 사회적으로도 인정 못 받는 다구요."




"난 상관 없어요. 세상의 시선따위."




"네에.. 물론 그러시겠죠. 근데 전 아니에요."








바보, 멍청이, 얼간이. 너무 이기적이야. 너만 좋으면, 그래, 우리 둘이 서로 좋아 죽고 못 산다 쳐도 우린 둘다 남자라 안 돼. 난 사람들의 시선들과 질타들, 그리고 떠도는 소문들까지도 쉽게 감당해 낼 수 없어. 난 나약하고 무능력해. 잘 알려지지도 않고 글쟁이 주제에 게이라니. 더더욱 안 팔릴 걸. 나는 보통의 틀에서 살아가고 싶어. 괴짜로는 인식되기 싫다고. 싫어. .... 그런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 걸까. 바보 같은.








띵동- 쿵쾅쿵쾅. 띵도옹- 쿵쿵. 아까서부터 소란스럽다. 그 괴짜가 우리 집 현관 문을 열심히 괴롭히고 있기 때문. 초인종은 망가지고 문은 움푹 들어가겠네. 아, 그전에 손이 부서질지도. 그러면 많이 아플텐데. 아니- 내가 왜 이런 걱정을? 여전히 밖은 소란스럽다. 근무 태만인 경비 아저씨는 저 괴짜를 말리러 오지도 않는 모양. 하긴, 저 괴짜가 말린다고 그만 둘 인간이면 모를까. 정말이지 더 이상은 못 참겠다.






"이봐요, 김영경씨."




".. 어? 내 이름 알았어요?"




"... 그쪽이 없을 때 택배 대신 받아준 게 몇 번 있으니까."




"아아.."




"쨌든, 너무 시끄럽잖아요. 그만 하고 들어오시던가."




"...네?"




"뭐, 내 성격에 이런 마음 먹은게 우습고 믿겨지지도 않지만.. 당신 아내 하죠 뭐."




"진짜요?"




"네."




"정말로, 진심으로?"




"사람이 뭐 그리 의심이 많아요. 그렇다는데. 취소해?"




"아, 아뇨! 앗싸!! 고마워요, 천혜성.. 아니 최성수씨!!"




"에에엣?! 그, 그거 내 필명!! 대체 어떻게 안 겁니까?!"




"뭐.. 사랑하기 때문에-"




"... 당장 나가주세요."




"에에이- 왜 그래요오- 쑥스러운 거구나? 푸훗.."




"아, 당장 나가래도!!!"






가끔 나도 모르게 이 말도 안돼는 요구- 혹은 달콘한 말로 포장을 해보자면 청혼 혹은 구애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글이 술술 풀릴 것 같은 느낌도 살짝 든다. 아아.. 이번에는 어떻게는 글을 써서 돈을 좀 벌어야 겠는데... 그래 뭐, 이 괴짜가 나 먹여살리겠지 뭐. 나 굶기면 당장 이혼이야!!










-END-






===================================================================================================






쿨럭..;;; 오랜만에 손댄 XING 팬픽인데.. 대략 부끄럽심다... 큼큼;;


사실 이야기 도입부의 성수처럼 저도 요즘 글이 하나도 잡히지 않았거든요...


그러다 어쩌다가 쓰게되었는데 이모양입니다..


기회가 된 다면 이 둘의 뒷 이야기를 더 써볼 생각입니다. 신혼 스토리? 뭐 그런.. 훗..;;




케빈아가야는 접니다-_-;;;; 놀라시지 않아도 되요.... 쿨럭, 쿨럭;;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달콤쌉싸름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류 작가와 그 괴짜 이웃의 로맨스  (2) 2007/09/18
[케빈/미정] Cafe Espoir 00  (4) 2007/08/29
달콤쌉싸름한 l 2007/09/18 23:33
1 

카테고리

NUNHWA.NET
<